―리디북스 ‘전자악보’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을수 있는 리디북스의 전자악보. 리디북스 제공
당시 연습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악보를 구하는 것이었다. 음악을 듣고 악보를 그려낼 실력이 없었던 터라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악보를 찾았고, 이를 프린터로 출력해 썼다. 부끄럽지만 대부분 불법 복제 파일이었다. 하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유료 악보판매 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연주는커녕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바쁜데도 다시 피아노를 찾은 것은 리디북스라는 전자책 회사가 내놓은 악보 서비스 덕이다. 리디북스는 음악하는 이들에게 친숙한 옛 을지악보(유피스)와 손잡고 이 서비스를 만들었다. 전자책처럼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에서 원하는 악보를 내려받을 수 있으니, 일종의 전자악보인 셈이다.
악보를 넘기는 것은 종이책보다 편리했다. 종이악보는 표면이 매끄러워 중간에 연주를 잠시 쉬어야 할 때도 있었지만 전자악보는 손끝으로 화면을 가볍게 건드리면 다음 화면이 나타났다. 합주에도 유용하다. 리디북스는 하나의 아이디(ID)만 있으면 최대 5대의 스마트 기기에서 악보를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건반, 드럼 등 밴드용 악보도 제공한다. 지금은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버스커버스커의 악보가 올라와 있다.
스마트 혁명에 힘입어 누구나 자신의 연주를 유튜브에 올리고 명성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유튜브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급속히 전파됐다. 아마추어도 실력만 갖추면 프로 못지않은 거대한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리디북스의 전자악보는 이런 꿈을 이뤄줄 콘텐츠 중 하나다.
지난달 말 시작한 서비스라 지금까지 게시된 악보는 100곡 정도다. 그러나 리디북스는 매달 클래식, 가요, 연주음악 등 100곡가량의 악보 콘텐츠를 올리고, 사용자가 요청하는 악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 시작을 기념해 22일까지 모든 악보를 원래 가격보다 20% 싸게 파는 이벤트도 한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