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1총선 후보 모금액 살펴보니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총선 후보의 후원금 모금 현황에 따르면 모금액 1위는 3억2827만 원을 모금한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었다. 김 전 의원은 총선 당시 지역구를 경기 군포에서 적지(敵地)인 대구 수성갑으로 옮겨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도전장을 냈으나 패했다.
○ 친박계의 힘
박근혜 경선캠프의 총괄본부장인 최경환 의원(모금액 2억9832만 원)과 직능본부장인 유정복 의원(2억9450만 원)은 전체 순위에서 7, 8위에 올랐다. 지난해 최 의원은 41위, 유 의원은 2위였다.
당 사무총장인 서병수 의원은 2억8646만 원을 모아 전체 12위를 기록했다. 박 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 의원은 3억264만 원을 거둬 지난해 35위에서 올해 3위로 올라섰다.
원외 후보로는 박 의원의 핵심 측근인 김재원 의원이 1억6449만 원을 모금해 1위를 차지했다. 친박계인 서용교 의원(1억5170만 원)은 원외 후보 중 3위, 총선 당시 박 의원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던 손수조 후보(1억5050만 원)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원금의 모금 한도는 총선 당시 지역구에 출마한 현역 의원은 3억 원, 원외 후보는 1억5000만 원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인 박근혜 의원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아 이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비례대표 후보는 후원회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별도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박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신분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1억7390만3949원을 모금했다. 모금 한도액(1억5000만 원)을 2390만 원가량 초과한 것이다.
박 의원에게 300만 원이 넘는 고액 후원금을 기부한 사람은 정도철 상신브레이크 회장 등 모두 18명이었다. 이들에게서 모금한 후원금은 모두 8786만1481원으로 전체 후원금의 절반이 넘었다.
대선주자 가운데는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2억9058만 원으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았다. 전체 순위에선 10위였다. 원외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정흥태 부민병원 이사장에게서 500만 원을 받는 등 모두 1억4586만 원을 모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금 한도액을 거의 채운 셈이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2억4625만 원을 모금했다.
○ 누가 고액기부 받았나
총선 당시 현역 의원이 다른 현역 의원이나 원외 후보에게 고액 후원금을 건네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은 같은 당 이헌승 서용교 의원에게 각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공천 뒷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문대성 의원에게 500만 원을 지원했다.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은 강우석 이창동 김유진 감독에게서 각각 500만 원을 후원받았다. 배우 송일국 씨는 어머니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에게,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은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에게,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진보신당 안효상 후보에게 각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선관위는 모금 한도액을 초과한 후보들의 회계책임자를 불러 고의로 후원금을 초과 모금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고의성이 있으면 선관위의 경고 조치를 받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