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스포츠동아DB
부상낙마 한국영 절친 박종우의 눈물
393분.
올림픽대표팀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사진)와 한국영(21·쇼난 벨마레)이 지난 1년 간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시간이다.
박종우는 6월29일 런던올림픽 최종명단 발표 전까지 553분, 한국영은 580분을 뛰었다. 18명만 뽑는 최종엔트리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둘은 경쟁자이면서 동반자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줬다
운명은 잔인했다. 둘 중 한 명만 올림픽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영은 최근 그를 괴롭혀온 왼쪽 발등 골절부상으로 24일(한국시간) 중도 하차가 결정됐다. 대신 정우영(23·교토상가)이 발탁됐다. 한국영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울면서 참고 버틴 하루하루가 너무 아깝잖아. 6주 전부터 금이 가 있는 발을 만지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했던 말이 ‘얼마든지 부러져도 좋으니 올림픽까지만 버텨줘’ 이 말이었는데”라며 애통함을 드러냈다.
박종우는 한국영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09년 12월, 한국영과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했었다. 통증이 심해 그해 이집트 U-20월드컵에 낙마했고, 그 여파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박종우는 최근 한국영에게 당시 경험담을 들려주며 힘을 북돋워졌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박종우는 한국영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기분이 많이 안 좋다. 저를 많이 따르고 저도 좋아하는 후배였다. 경기력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됐다. 큰 책임감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남은 올림픽은 (한)국영이를 위해 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