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의 대형 성매매 유흥업소는 180개의 방을 갖췄고 상시 고용된 여종업원이 500여 명, 전속되지 않은 경우를 합치면 1000명에 이른다. 이 기업형 룸살롱은 해외에도 ‘명소’로 소문이 났는지 외국인들의 신용카드 결제액이 꽤 많았다. 검찰은 ‘강남 룸살롱 황제’로 불린 이경백 씨 수사 과정에서 이 업소를 포함해 경찰들에게 상납한 80여 곳의 업소 명단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뢰(受賂) 경찰의 묵인 아래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서 대규모 성매매 영업과 탈세가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씨로부터 뇌물을 받고 구속된 한 경찰관은 유흥업소 수십 곳에서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수십억 원을 받았다. 강남지역의 한 지구대는 30여 개 업소에서 2년간 14억여 원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아 소속 경찰관들이 나눠 가졌다. 유흥업소 단속 경찰관에 대한 성상납 추문도 끊이지 않는다. 일선에서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경찰이 불법 성매매업소의 뒤를 봐주고 ‘보호비’를 뜯어내는 행태를 보였다. 경찰이 이런 식이라면 조직폭력배와 다를 게 무엇인가.
성매매업소들의 대형화 조직화는 2004년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대한 법률)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미성년자 성매매,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감금과 착취 등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특별법 도입에 따른 성매매 감소 추세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통계는 없다. 오히려 ‘풍선효과’를 초래하면서 일부 부패 경찰관은 이 법을 무기로 자신들의 배를 불렸다.
정기적으로 고액을 상납할 능력이 있는 대형업소들은 단속기관의 비호 속에 불황을 모르고 덩치를 키웠다. 업주들이 ‘주변 상권을 먹여 살린다’고 으스대며 지역 유지로 행세할 정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성매매업자들은 단속을 피해 오피스텔과 주택가로 숨어들었다. 스포츠마사지 이발소 휴게실 ○○방 같은 간판을 내건 온갖 신·변종 성매매업소들이 골목길까지 진출해 밤낮없이 성업 중이다. 해외로 나간 성매매 여성들이 적발돼 나라 망신을 시키는 사례도 잦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8년을 통해 드러난 순기능과 부작용을 살펴 법과 현실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