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올림피아드 ‘한국 1위’ 서울과학고 영재학습 비결
서울과학고 학생들이 2인 1조로 수학 과제의 풀이 방법을 교사와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서울과학고 제공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시험 현장에서 한국 대표단의 분위기는 다른 나라와 사뭇 달랐다. 일부 국가는 학생 간에 경쟁이 과열돼 불화가 밖으로 터져 나왔다. 한국 학생들은 서로 도와주고 끌어줬다.
우선 대표 6명 가운데 5명이 서울과학고 선후배라서 친밀감이 남달랐다. 이들은 학교의 수학수업 방식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교사와 학생이 질문과 토론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가니까 논리력이 탄탄해졌다.
남선주 서울과학고 수학 교사는 “수학 문제는 혼자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 아이들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요일 오후, 중간고사 이후 등 특정한 기간에는 학교 진도와 관계없이 학생이 원하는 내용을 스스로 하도록 허용한다. 또 실생활에 응용할 만한 내용이나 이야기 형식으로 접근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우려고 한다. 신희관 서울과학고 교감은 “높은 학구열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수 등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주는 방법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학생의 수학 능력을 더 높이려면 영재 교육의 ‘질’과 일반 교육의 ‘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경옥 세종과학고 수학 교사는 “우리 사회가 수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에 투자를 많이 해야 영재들이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성적이 급상승하는 비결도 사회적 뒷받침 때문이다. 월가에서 수학 전공자에게 높은 연봉을 주고, 미국 국방부가 수학자를 거액에 스카우트하면서 엘리트 수학 열풍이 불고 있다는 말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