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프슨 1오버파 역전 우승올해도 역시 ‘챔피언의 무덤’
이 코스에서 치러진 5번째 대회에서도 이런 ‘과거’는 되풀이됐다. US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짐 퓨릭(미국)과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이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지만 트로피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화창했던 지난 사흘간 날씨와 달리 안개가 몰려든 코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었던 웨브 심프슨(27·미국)이었다. 심프슨은 선두에게 4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가 2타를 줄여 합계 1오버파로 역전 우승했다. 뒤로 세 조가 더 있어 경기를 마친 후 라커룸에서 초조하게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심프슨은 우승이 확정되자 8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승상금은 144만 달러(약 17억 원).
2년 만의 대회 타이틀을 노린 맥다월은 18번홀에서 7.5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3년 우승자인 퓨릭은 16번홀에서 티샷이 심한 훅이 났고 18번홀에서는 벙커샷 실수로 징검다리 보기를 해 공동 4위(3오버파)로 마감했다.
“선두와 5타 차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던 타이거 우즈는 이날 6번홀까지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로 무너져 공동 21위(7오버파)에 그쳤다. 혹독한 코스 세팅으로 오버파 우승자가 나오면서 올해 US오픈의 승자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