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결혼’ ★★★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드는 뮤지컬 ‘결혼’. 충무씨어터컴퍼니 제공
무대는 샤갈의 ‘에펠탑의 신랑신부’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 고급 저택의 거실. 80분20초 동안 저택을 빌린 남자(이신성)는 맞선 상대인 여자(김선아)의 마음을 얻어 결혼 승낙까지 얻어내려 사력을 다한다. 남자는 집뿐만 아니라 시계, 신발, 정장 옷을 10분, 30분 등 시간 단위로 빌렸다. 거실 한쪽에 저승사자처럼 버티고 있는 집사(하지원)는 약속된 시간이 다 되면 하나씩 무자비할 정도로 회수해가고 남자는 점점 발가벗겨진다.
뮤지컬은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여자는 남자의 능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요즘의 결혼 세태를 풍자하지만 한편으론 인생에 대한 통찰과 은유를 담고 있다.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가 약속된 시간이 끝나면 다시 빈손으로 떠날 운명인데 뭘 그리 아등바등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느냐는 메시지를 담았다.
광고 로드중
공연이 끝난 뒤 미리 전화로 신청한 남자 관객 한 명이 무대에 나와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읽는 이벤트는 감동적이어서 공연의 아쉬움을 훌륭히 메웠다. 공연 문의전화로 누구든 신청할 수 있다.
: : i : ; 여자 역에 김선아, 김민선 씨가 번갈아 무대에 선다. 27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4만∼5만원. 02-775-7775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