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진당, 오늘 전국운영委서도 또 날밤 새우나
이 대표는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장투표 중 부정이 일부 있었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부정덩어리로 통합진보당 전체가 오명을 뒤집어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에 대해서는 “전면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내 화합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부정투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2∼6장씩 뭉텅이로 들어간 투표용지와 경북 현장투표소에서 투표관리인의 서명 이상으로 무효 처리된 몇 개의 투표함이다. 결국 부정 의혹에 휩싸인 사례를 적시하면서도 “조사 방식이 부실하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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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전날 당권파가 단독 개최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에서도 “거제 현장투표에서 무효표 170표가 나왔는데도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위해 공동대표단 합의로 그냥 넘어갔다”고 고백했다. 그 결과 민주노총 위원장인 이영희 후보가 비례대표 8번을 받고 노항래 후보가 10번으로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석기 당선자에 대한 IP 중복투표가 60%였다는 얘기도 이 대표 입에서 나왔다.
당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마녀사냥’이라고 몰아붙인 당권파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비당권파이자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총체적 관리 부실에 따른 부실·부정선거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정파 위에 당이 있고 당 위에 국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현장 투표 기준으로 비례대표 경선 당시 무효로 처리된 표가 전체 유효표의 24.2%나 됐다. 4표 중 1표꼴로 무효표였다는 것으로 그만큼 선거과정 자체가 부실·부정 덩어리였다는 의미다.
10일 열리는 전국운영위원회에서도 당권파는 비당권파의 의사진행을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는 전국운영위 의장직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그는 5일 새벽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의 공식석상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지금이 마지막”이라며 의장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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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