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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깨지나]“이정희 변신 소름끼쳐” 진보진영서도 비판 행렬

입력 | 2012-05-07 03:00:00


“문 막아! 각오해” 당권파의 고함 통합진보당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 등이 5일 오전 8시 반 전국운영위원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을 빠져나가려 하자 당권파 당원들이 고함을 지르며 비난하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을 둘러싸고 당권파가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막고 당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 전국운영위원회를 실력 저지하는 등 추태를 보이자 진보·좌파 진영 인사들까지도 비판에 가세했다.

진보 진영 논객을 자처하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6일 트위터에서 “계파의 이익이 당의 이익을 압도, 지배하는 것, 정당 바깥 진보적 대중의 눈을 외면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 DB

옛 민주노동당 출신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5일 트위터에서 “저는 (당권파 측 공동대표인) 이정희가 대충 중재역 비슷한 걸 시늉이라도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완전 하드코어더군요. 마치 (공포영화) ‘링’을 보는 듯 소름이 끼쳤다”고 맹비난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같은 날 “절체절명의 상황에도 기존 질서를 고수하려는 이들을 시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지…(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 25년의 모습이 정말 이렇게 암울해야만 할까요”라고 질타했다. 총선 직전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까지 감쌌던 소설가 공지영 씨마저 “대체 지성이 무엇이고 자기 성찰은 무엇일까. 1980년대 토론 중 남이 무슨 말을 하든 앵무새 같은 말을 반복하던 날들의 재방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사태 때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트위터에서 “현장이 무너진 자리, 종파만 독버섯처럼 자란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권파 지지자들이 반박 글을 띄우자 “자기가 속한 조직이나 계파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면 조직을 망치게 되죠”라고 꾸짖었다.

트위터에서는 ‘이정희 언팔(팔로 중단) 운동’이 벌어졌고, 누리꾼들은 “갈 길은 한 가지 정당 해체밖에 없다. 당장 해체하라 통진!”(@TaesunPhilos)이라거나 “이정희는 ‘부정의 여왕’”(@SDenn722) 같은 비판이 쇄도했다. “이정희 팬이지만 경기동부연합 쓸어낼 때 딸려 쓸려나가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성이 없는 애들은 품을래도 가출해버려 품을 수도 없는 셈이다”(@PinkyPinky)라는 글처럼 지지자들이 절망감으로 등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 [채널A 영상] 당권파 “어떤 수작이든지 해봐라, 감히 우리 당원을 모욕해”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인 김용민 씨는 3일 이 공동대표의 트위터에 “이정희 대표님, 힘내십시오”라는 글을 띄웠다. 김 씨는 자신의 처신이 도마에 오르자 5일엔 “졸지에 제가 통진당 당권파로 몰리는군요”라며 못마땅한 심경을 내비쳤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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