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리학과 신수진 교수가 제시하는 감상법
사진심리학자 신수진 교수가 자신의 작업실 한쪽에 마련한 ‘마음에 평화를 주는 벽’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깊은 숲을 떠올리게 하는 짙은 초록색 페인트를 벽에 직접 칠했고, 구본창 작가의 오래된 안경 사진을 걸었다. 신 교수는 벽 앞에 앉아 숲 속에서 책을 읽거나 누군가와 대화하는 상상을 즐긴다고 한다.
사진은 다른 예술보다 즉각적인 정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장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단서를 제공하며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신수진 교수는 사진 감상의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사진을 크게 인쇄해 벽에 붙여두고 보는 것이다. 큰 사진은 하나의 독립적 현실이 되며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이때 감상자는 사진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주는 사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각 개인이 사진을 보고 느끼는 감흥은 개별적 기억이나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 출신이나 도시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옛 주택가의 골목길에서 평안함과 행복감을 느낀다. 농촌 출신은 목가적 분위기를 더 선호할 것이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행복과 만족의 느낌을 주는 사진들도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인물사진이 그 예다.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의 노출을 높이고, 아침보다는 오후에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새벽에는 푸른빛이 많이 나지만 저녁으로 갈수록 붉은빛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진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상자는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새로운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