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행위해 자리 피해준듯”
‘신촌 살인사건’ 용의자인 이모 군이 피해자 김모 씨에게 24일 보낸 문자 메시지. 서울 서대문경찰서 제공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박 씨가 사건 당일 피의자들에게 ‘김 씨를 혼내주고 싶다’고 말하며 이미 살해 결심을 한 피의자들을 자극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블로그를 하며 친해진 피의자 홍모 양(15)과 홍 양을 통해 알게 돼 과외까지 하게 된 또 다른 피의자 이모 군(16)과 함께 사건 당일 창천동에 있는 이 군의 집에 있었다. 박 씨는 평소 “김 씨를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이 군이 인터넷 코스프레 카페에서 알게 돼 친해진 또 다른 피의자 윤모 씨(19)와 흉기 준비 계획까지 세우며 살해를 모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통해 알고 있었다. 이후 김 씨가 사건 당일 오후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며 자주 말다툼을 한 이 군에게 “지금까지의 일들을 사과하겠다”며 신촌으로 찾아오자 박 씨는 이들이 만나는 자리까지 나갔다가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박 씨가 돌아간 직후 이 군과 홍 양은 윤 씨를 만나 김 씨를 공원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일부러 자리를 피해줌으로써 피의자들이 계획대로 김 씨를 살해하도록 도운 것이어서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군과 홍 양, 윤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 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