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미사일, 평양지휘부-핵시설 타격가능탄도미사일, 축구장 수십개 면적 초토화
국방부가 19일 한국군의 최신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실제로 군 당국이 이날 공개한 40초 분량의 미사일 시험발사 동영상은 그 능력을 충분히 실감하게 했다.
대형 차량에서 시뻘건 불꽃을 뿜으며 수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현무-2로 추정)은 목표물 상공에 도달하자 30여 개의 자탄(子彈)으로 쪼개져 큰 원형으로 이뤄진 목표 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각 자탄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강철비’를 뿌려 표적 주위의 광범위한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현무-3으로 추정되는 순항미사일은 발사된 뒤 비행을 거쳐 사각형 건물 모양의 표적 옆 부분과 지붕을 각각 한 치의 오차 없이 관통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1000km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어디에서 쏴도 평양 지휘부는 물론이고 북-중 접경지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에 맞먹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사거리 500km인 현무-3A와 1000km의 현무-3B에 이어 사거리 1500km의 현무-3C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공개하는 등 잇단 도발 위협을 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우리 군의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은 1970년대 초 첫 국산 탄도미사일(백곰) 개발을 시작으로 축적해 온 미사일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 정확도와 파괴력을 높인 현무 탄도미사일을 시작으로 사거리와 정밀도를 계속 늘려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