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은 “투수에게 중요한 것은 구속이 아니다. 투수는 언제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맥락에서 김 감독이 꼽은 최고의 투수는 바로 팀의 에이스 김선우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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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갖고
만족할 때까지 연습 또 연습
젊은 선수들 많이 성장했지만
경기 안 풀릴 땐 조력자 역할할 것
“제가 편해 보인다고? 아니에요. 사실 고민이 많습니다.”
두산 김선우(35)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지난해 16승7패, 방어율 3.13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 아니다. 2012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그가 왜 에이스인지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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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는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등판이었던 4일 자체 청백전에 백팀 선발로 나서 3이닝을 소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그러나 그는 2회가 끝난 뒤 고개를 저었다. 벤치에 돌아온 뒤 자신을 상대했던 김동주에게 공 상태를 묻고는 3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안타와 실책,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서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그는 “지난 2년간은 항상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시즌을 맞았는데 올해는 아픈 곳이 없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베테랑 선수에게 건강하다는 것만큼 희소식은 없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몸 상태가 좋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스피드 욕심을 부리게 됐고, 제구가 흔들렸다. 그는 3회 곧바로 투구 스타일을 바꿨다. “결과를 떠나 (2년 동안 바꾼) 내 원래 투구 패턴으로 가져가려고 했고, 다행히 마지막 이닝에 감이 왔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위에서 아무리 좋은 평가를 들어도 스스로 위기의식을 갖고 만족할 때까지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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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맞는 마음가짐도 달랐다.
개인목표는 일단 두 번째다. 지난해 호성적을 거두면서 기대치가 올랐지만 그는 “7이닝 무실점하고도 질 수 있는 게 야구”라고 못 박았다. 대신 선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즌 목표인 10승, 3점대 방어율을 위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만 염두에 두고 있다.
고참으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두산 투수진은 시범경기에서 팀 방어율 2.57로 선전했지만 “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행히 어린 투수들이 많이 성장해줬지만 사실 시즌에 돌입해봐야 안다. 경기가 잘 될 때는 신바람을 타고 호투를 이어갈지 모르지만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다”며 “위기가 왔을 때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재훈이가 돌아오면 함께 투수조를 잘 이끌겠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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