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경영진이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향후 그룹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CJ그룹 글로벌 포럼’이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공개적으로 그룹 계열사 CEO들을 해외에서 모아놓고 회의를 여는 것은 2006년 5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지난번 글로벌 포럼 이후 6년 만이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글로벌 포럼 장소로 선택한 것은 여러모로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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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해 쩐득르엉 주석을 만나는 등 현지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CJ에 자극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의 경우 롯데리아가 현지에 100여 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호찌민에는 롯데마트도 2곳의 점포를 내놓은 상태다.
신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유통사업 진출의 속도를 높이고 테마파크 등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롯데의 움직임은 CJ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J는 이미 베트남 현지 극장체인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이며 테마파크 사업 가능성을 타진 중인 데다 또 다른 주력 업종인 식·음료와 외식사업도 롯데와 모두 겹친다. 이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사업에 힘을 실어줘 롯데와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이 회장이 6년 만에 해외에 사장단을 공개 소집하는 것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이 회장의 부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벌이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재산 분할 청구소송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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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건희 회장은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만나 최근 소송제기 과정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며 자신의 편을 들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