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대형 세단 K9의 출시를 앞두고 현대기아차그룹이 ‘쓴 웃음’을 짓고 있다. K9의 판매 간섭으로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판매량이 감소하기 때문.
K9은 현대차 대형 세단 에쿠스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의 중간급 모델로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수입차 대형 세단과 경쟁하겠다”고 밝힌 야심작이기도 하다.
제네시스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급에 해당하는 3.3ℓ, 3.8ℓ 모델로 출시될 신차는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운전자의 전면 유리창에 주행속도와 운행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능동형 정속주행 장치, 모션센서 마우스틱 등의 첨단 장치가 대거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의 경우 지난해 최대판매량을 기록했던 3월 2968대 이후 K9 출시가 예견된 하반기로 갈수록 판매량이 감소하며, 지난해 11월에는 1415대로 반 토막이 났다. 에쿠스도 3월 1552대의 폭발적인 기록과는 반대로 11월에는 718대만 팔렸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간섭효과’를 우려해 K9의 출시 일정을 조정하고 가격 책정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영업소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고려했던 고객들이 K9과 비교 후 결정하기 위해 계약을 미루고 있다”면서 “K9이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