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졸업 연설을 하는 대학으로 123년 전통의 여대 바너드 칼리지를 선택하면서 뉴욕에 있는 한 대학은 웃었고 다른 한 대학은 울었다.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여심(女心) 잡기’ 전략 덕분에 ‘대통령 졸업연설’이라는 행운을 잡게 된 바너드 칼리지는 축제 분위기에 빠진 반면 3년째 ‘동문 오바마 모시기’를 추진했으나 올해도 실패한 컬럼비아대에서는 ‘왜 대통령은 모교를 외면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두 대학은 1902년부터 공동 커리큘럼을 운영해온 같은 재단 계열이어서 컬럼비아대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뉴욕타임스는 4일 보도했다.
당초 바너드 칼리지는 올해 5월 14일 거행되는 졸업식 연사로 뉴욕타임스의 최초 여성 편집국장 질 에이브럼슨을 선정했으나 1일 백악관 측으로부터 “대통령이 연설할 의향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교체했다. 미국의 7대 명문 여대 중 한 곳인 바너드 칼리지는 최근 3년 동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여배우 메릴 스트립,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담당자를 졸업 연사로 내세우며 여성의 권익 향상 메시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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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하버드대 로스쿨 진학에 앞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1983년 졸업한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나서서 백악관에 졸업연설 요청 편지를 보내는 ‘POTUS(미 대통령을 의미) 프로젝트’까지 가동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