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질서에 저항하던 선배들과는 달리 10대가 80%인 요즘 폭주족들은 보다 사사로운 이유로 달린다. 1일 폭주 단속에 걸린 중학교 중퇴생(16)은 “내 오토바이에 제대로 쩐(위협을 느낀) 운전자들이 대차게 욕을 해대면 왠지 우쭐해지고 주목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역주행이나 칼치기(자동차 사이 비집고 다니기) 훌치기(S자로 차선 넘나들며 겁주기) 같은 기술을 구사하며 이들이 바라는 건 우월감과 주변의 관심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김홍주 폭주족수사팀장은 “폭주족을 잡아 보면 결손가정 청소년이 대부분이고 부모에게 연락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경찰 사이렌 소리마저 폭주족들에겐 관심의 함성으로 들린다. 경찰이 뒤쫓아봐야 술래잡기의 전율만 키워주고 사고 위험도 크다. 단속은 현장 검거에서 교화 및 사후 적발로 진화했다. 서울 여의도 등 집결지를 찾아 간식을 주며 준법운행을 당부하는가 하면 폭주족 검거용 페인트총까지 개발했다. 페인트 흔적을 오토바이에 남겨 추적수사를 편다. 최근에는 폭주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촬영한 뒤 나중에 압수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
광고 로드중
신광영 사회부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