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처럼… 중국 베이징, 상하이, 톈진 등지에 점포 74곳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 SPC 제공
우리나라 외식 브랜드가 음식문화 ‘트렌드 세터’ 역할을 하자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새로 문을 여는 쇼핑몰에 한국 음식 점포를 유치하기 위해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외식업체는 모(母)기업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앞서 현지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에게 기업 브랜드를 알리는 첨병 역할도 해내고 있다.
○ 백화점도 모셔가는 한국 빵집
3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의 파리바게뜨 왕징점. 우리나라 동네 빵집의 1.5배 넓이인 매장 계산대에 7, 8명의 현지인이 줄을 서 있었다. 문상준 SPC 베이징·톈진(天津) 법인장은 “원래는 계산대가 2개였는데 손님이 늘면서 지난해 11월 하나 더 늘렸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면 30개가량의 테이블이 꽉 차는 이 매장의 하루 매출은 4만 위안(약 709만 원)이 넘는다.
웰빙 브랜드로… 베트남에서 고급 베이커리 카페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뚜레쥬르. CJ푸드빌 제공
○ 호찌민 점령한 롯데리아·뚜레쥬르
베트남에서는 뚜레쥬르와 롯데리아가 각각 베이커리, 패스트푸드 부문에서 시장을 선도하며 모기업인 CJ와 롯데그룹 계열사의 현지 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2007년 현지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호찌민 내 직영점 14곳 중 12곳이 흑자를 낼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곰보빵에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홍색 소시지를 얹는 등 메뉴를 개선하고,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점에 착안해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치밀한 현지화를 시도한 덕분이다.
CJ는 최근 인수한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스타’ 이용 고객에게 뚜레쥬르 제품 할인쿠폰을 주는 등 현지 사업 확대에 뚜레쥬르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베트남 관료들을 만나 사업을 논의할 때 CJ는 몰라도 뚜레쥬르는 안다는 이가 많다”며 “뚜레쥬르의 명성이 테마파크, 외식사업 등 그룹이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호찌민=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