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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중고차 시운전 해보자” 3억대 마이바흐 타고 줄행랑

입력 | 2012-02-15 03:00:00

외제차 훔쳐 판 일당 검거… 유명 가수 등 10억대 피해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지난달 18일 임모 씨(43)와 정모 씨(22)는 자신들이 딜러로 일하던 중고차상사 업주 심모 씨(51)에게 벤츠 마이바흐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세로도 3억5000만 원이 넘는 최고급 승용차였다. 이들은 “윤모 씨(26)와 양모 씨(26)가 시운전을 해보겠다고 하니 타볼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윤 씨와 양 씨가 가게로 오자 주인 심 씨는 의심 없이 2008년식 마이바흐의 키를 건넸다. 하지만 이들은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나 버렸다. 소개를 한 딜러들도 연락이 닿지 않았고 회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딜러들은 고가 중고 수입차를 훔쳐 해외로 빼돌리는 조직의 ‘바람잡이’였고, 차를 사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이 조직의 ‘운반책’이었던 것이다. 이들 일당은 훔칠 만한 고가 중고 수입차를 물색하는 물색조와 바람잡이, 운반책과 국내총책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뒤에서 조종하는 해외총책으로 이뤄진 전문 절도단이었다.

운반책이 차를 훔쳐오자 국내총책 이모 씨(32)는 서류를 바꿔치기 해 벤츠를 해외로 빼돌렸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들이 훔친 수입차는 재규어와 포르셰를 비롯해 유명 가수 A 씨의 레인지로버 등 총 6대. 챙긴 돈은 10억8300만 원에 달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들 일당 가운데 7명을 붙잡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4명을 구속하고 해외총책 정모 씨(54)를 비롯해 공범 6명을 쫓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