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발전연구원은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 연구소에서 연구원 한 명을 스카우트했다. 그런데 이 연구원이 수도권의 대학강사로 취업이 되자 울산발전연구원에 근무한 지 일주일 만에 사표를 냈다. 연봉과 복지 수준은 울산발전연구원이 훨씬 높지만 그는 “자녀 교육과 문화 기반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족이 울산으로 이사 가기를 싫어한다”고 했다.
○ 울산 꺼리는 고급 인력
현재 울산의 연구개발(R&D) 인력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2010년 12월 기준으로 울산의 연구원과 연구기관 수는 제주를 제외하곤 전국 최저인 3982명과 242곳이다. 이마저도 기업체를 제외하면 각각 684명과 9곳에 불과해 제주를 포함해도 전국 꼴찌다. 우수한 R&D 인력이 울산에 정착할 수 있는 정주(定住) 여건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과학기술대(유니스트) 조무제 총장은 “외국이나 수도권의 우수 교수와 연구원을 데려오려고 해도 울산의 교육과 문화, 쇼핑 여건이 나쁘다며 꺼린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개교(2009년 3월) 이후부터 “초중고교가 잘 갖춰진 고급 주거단지를 빨리 조성해 고급 인력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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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형 비벌리힐스 조성
울산시는 고급 R&D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50만 m²(15만여 평) 규모의 고품격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새 주거단지는 울산으로 이주하는 교수와 연구원, 기업체 임원 등을 위한 맞춤형 친환경주거단지다. 교통 등이 좋은 단독주택지역에 초중고교와 세련된 문화체육시설을 갖춘 ‘울산형 비벌리힐스’로 조성한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이다. 시는 이달 중 새 주거단지 조성을 위한 수요와 대상지 조사 등을 위한 용역에 들어가 연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정지식 울산시 도시계획과장은 “고품격 주거단지는 진입로 등 기반시설만 시가 갖춰주고 건물 형태 등은 건축주의 뜻이 100%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고품격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고급 R&D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