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1억 논란’ 피부클리닉 원장, 시사인 동영상 공개후 인터뷰“먼저 1억 유도하곤 짜깁기 영상만 공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이용했다는 이른바 ‘억대클리닉’의 원장은 최근 사태에 대해 "또 다시 희화화되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싶지 않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D클리닉 원장 A 씨는 2일 본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일 시사인 측이 ‘원장이 1억 피부클리닉임을 자인했다’는 증거라며 인터넷에 올린 2분짜리 동영상과 관련해 “대한민국 어떤 의사가 당시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도 나와 똑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에는 ‘젊으니까 반 장이면 된다’는 A 원장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A 원장은 이어 “내가 ‘돈을 낸다는 사람과 함께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1시간 뒤에 40대 남자(기자)가 보호자로 같이 들어왔다. 그 남자는 계속 ‘이 병원 다니려면 한 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던데 맞냐’고 물었고, 내가 ‘그 한 장이라는 게 얼마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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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원장은 “‘1억’이라는 말도 그쪽에서 꺼냈다. 어떤 맥락에서 ‘반 장만 내라’는 말을 유도했는지 녹취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르지 않고 공개한다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원장은 “참고인인 나와 우리 직원들은 모두 경찰서로 불러내고, 병원 대기실에 비치해놓은 가격표까지 모두 압수해갔으면서, 왜 동영상을 가진 측은 압수수색을 하지 못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원장은 ‘1억 원’을 긍정하는 듯한 뉘앙스의 답변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고객이 큰 금액을 먼저 내겠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보통 그런 경우에는 추가적인 시술을 서비스로 해주고, 불렀던 가격을 깎아주는 형식으로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A 원장은 “양쪽 다 나를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쪽은 ‘1억 피부클리닉’으로 계속 남아주길 바라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 쪽도 다음 행보를 위해 자신을 참고인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나 의원 측이 ‘550만 원 실비만 내고 다녔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황당한 표현”이라고 답했다. “실비란 게 무슨 소리냐. 정치인이라고 깎아준 거 없다. 다른 사람들이 받는 치료 똑같이 받고 돈 내는 건데, 실비가 있고 치료비 따로 있단 말이냐”고 말했다. A 원장은 “550만 원 중 대부분은 딸 치료에 들어갔다. 아이까지 욕보게 하는 인터넷 글들은 용서할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밤에 괴로워 잠을 못 이루는데, 딸이 ‘사랑해요’ ‘아빠 힘내세요’라고 합디다. 4개월간 그토록 괴로웠는데, 이번 경찰발표도 뉴스 본 다른 사람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대체 난, 나는 뭡니까.”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