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해외사이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미인에 이름을 올린 고아라. 독감으로 연신 콜록거리면서도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임진환 동아닷컴 기자 photolim@donga.com
고아라는 게임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 연한 갈색의 눈동자와 동안(童顔) 등 연예인의 조건을 타고났지만, 노력파에 가깝다.
그는 영화 ‘페이스메이커’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지원 역을 위해 6개월간 몸을 만들었다. 곧이어 촬영에 들어간 ‘파파’(1일 개봉)를 위해선 4개월 동안 노래와 춤,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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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아라의 에너지는 좀처럼 멈추는 법이 없다. 독감에 걸려 담요로 몸을 꽁꽁 싸매고 있어도 인터뷰를 시작하자 활짝 웃는다. 그러곤 씩씩하게 배즙을 들이켜고 또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주연배우로서의 투철한 책임감이 ‘파파’의 준과 똑 닮아 있다.
“복학하면 대학 4학년이에요. 출석도 꾸준히 하고, 밤새워 리포트도 쓰고…열심히 다녀요. 학점요? 나쁘지 않다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교수님도 많이 예뻐해 주세요.”
보통 본인이 자기 자랑은 안 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아이고”라는 추임새와 함께 자신의 입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 마른기침을 연방 해대면서도 발랄한 표정이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는’ 소녀였다.
여태 소개팅이나 미팅을 해 본 적 없어 속상하다는 고아라는 중학교 2학년 때 오디션 보는 친구를 따라왔다가 SM엔터테인먼트의 1기 연습생이 됐다. KBS 2TV ‘반올림’(2003∼2006년)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일본을 오가며 연예 활동을 했다. 평범한 중고등학교 생활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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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이나 반항을 생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보냈어요. 물론 그 나이 때면 누구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요.”
여러 CF를 통해 부각된 ‘공주 이미지’도 그중 하나였다. 얼마 전엔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에서 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2011’에서 12위에 올랐다.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어도 작품을 고를 때 고민하게 돼요. 평상시엔 화장도 거의 안 하고 콩나물국밥처럼 한식 좋아하는데 말이죠. 소녀가장이나 운동선수로 나온 이번 작품도 노 메이크업이어서 좋았어요.”
이어 “외모에 대한 칭찬은 물론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군인 아버지와 선생님 어머니 아래서 자란 고아라는 깍듯한 예의가 몸에 배어 있다. 그러곤 “이제 얼굴보다 역할과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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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영화 홍보도 대본을 외운 듯 정직하고, 성실했다.
“‘파파’는 감히 굉장히 특별하다고 말씀드릴게요. 신선한 소재와 가슴 찡한 감동, 또 통쾌한 웃음이 있어요.”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