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박주영(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양박’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6·아스널)이 설 연휴 때 맞대결을 벌인다면?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꿈의 대결’로 불릴만한 매치 업이 성사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아스널은 설 당일인 23일 오전 1시(한국시간) 런던 에리미츠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문제는 박지성과 박주영의 출전 여부다.일단 박지성은 가능성이 높다. 15일 볼턴과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교체 출전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더구나 박지성은 아스널 킬러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아스널을 상대로만 6골을 넣었다. 아스널 웽거 감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과거 설 연휴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은?
예전에도 설 연휴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설기현은 레딩에서 뛰던 2007년 2월18일, 박지성이 속한 맨유와 FA컵 16강전을 치렀다. 결과는 1-1 무승부. 박지성과 설기현은 오른쪽 날개로 나란히 선발 출전했고, 박지성이 후반 28분, 설기현은 후반 44분까지 뛰었다. 맞대결 시간은 73분이었다. 둘 다 오른쪽 측면을 맡아 정면에서 맞닥뜨린 장면은 드물었지만 약속이나 한 듯 두 팀의 첫 슈팅을 나란히 기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실 둘은 그로부터 1년 전인 2006년 1월30일 설 연휴 때도 FA컵 32강에서 만났었다.
당시는 설기현이 챔피언십(2부 리그) 울버햄턴 소속이라 엄밀히 말하면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은 아니었다. 특히 박지성은 그해 1월 초 무릎 부상으로 6경기를 결장한 뒤 26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설기현도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만 뛴 뒤 하프타임 때 교체됐다. 경기에서는 맨유가 3-0 완승을 거뒀다.
●설 연휴 득점포의 주인공은?
유럽파 중 설 연휴에 짜릿한 득점 소식을 전해오는 선수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과거에도 설 연휴 때 득점포를 가동해 국내 팬들에게 기쁨을 안긴 유럽파 선수가 있었다.
김두현은 웨스트브롬위치에서 뛰던 2009년 1월25일, 챔피언십 소속 번리와 FA컵 32강에서 1대1로 맞선 전반 45분 천금같은 프리킥 골을 작렬했다. 2008년 여름 프리미어리그에 입문한 뒤 오른쪽 십자인대 파열의 불운을 겪고 11월 복귀 후 데뷔 5개월여 만에 감격스런 득점을 기록했다.
유럽 리그는 아니지만 대표팀도 설 연휴 때 시원한 축포를 쏜 적이 있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8년 2월6일,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3차 예선 경기 홈경기에서 설기현(2골), 곽태휘, 박지성의 릴레이 골로 4-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3차 예선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하며 결국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올랐고 첫 원정 16강의 위업까지 달성했다.
●셀틱 듀오 출격 준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외에 스코틀랜드 셀틱 듀오 차두리(32)-기성용(23)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도 팀 승리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손흥민(함부르크)도 쾰른, 도르트문트와 각각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정조국(낭시)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는 설 연휴 때 경기가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