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40.9% 취업률에 사법연수원 ‘조용한 잔치’“로스쿨출신이 취업 더 잘돼… 검사임용도 할당줄어 박탈감”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제41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이 열렸다. 수료생들이 취업 면접 때문에 수료식에 불참하느라 빈자리가 적지 않다. 고양=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1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이 열린 18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대강당. 드문드문 빈자리가 보인다. 1030명이 수료하지만 수료식장에는 500여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40.9%, 10명 중 6명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사법연수생들의 취업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료식장에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늦깎이 연수생 이범준(가명·43) 씨는 부인과 초등학생인 아들딸과 함께 수료식장을 찾았다. 이 씨는 8년간 공기업에서 근무하다 그만두고 4년간 공부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씨는 “작은 로펌과 기업체 등 여러 곳에 지원서를 내놓은 상태”라며 “어떻게든 취업은 되겠지만 당장은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연수생 김모 씨(28·여)도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연수원 성적은 300위권대로 비교적 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김 씨는 원래 검사가 되는 게 목표였다. 김 씨는 “지난해 같으면 300위 초중반이면 검사 지원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로스쿨 졸업생도 검사로 임용돼 200위권 초반까지만 지원해 기업체 쪽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생들은 올해부터 로스쿨 졸업생들이 배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기자에게 “동아일보는 변호사 안 뽑느냐”고 농담을 던진 황모 씨(39)는 로펌 10여 군데에 원서를 냈다. 황 씨는 “로스쿨 인력이 연수생보다 연봉이 낮다 보니 로펌에서도 연수생 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대신 로스쿨 졸업생을 뽑는 것 같다”며 “검사 임용도 로스쿨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 졸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연수생에게 주어진 기회가 줄었다”고 말했다.
본보 18일자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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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41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 한 연수생이 연단에 나오자 수료식장의 연수생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기생의 박수를 한 몸에 받은 주인공은 최초의 시각장애인 사법시험 합격자이자 연수생인 최영 씨(32). 이날 김이수 사법연수원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최 씨는 “사회에 나가서 현명하고 성실한 법조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수원 40위권 성적인 최 씨는 법관 지원을 한 상태로 최초의 시각장애인 법관이 탄생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