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조명 중학생 스트레스자녀의 이런 행동, 유심히 관찰하라!
《성적 하락, 교우관계, 외모 콤플렉스…. 중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문제는 결코 적지 않은 중학생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 통계청이 지난해 중고교생 30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 청소년 통계’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학부모는 걱정이고 고민이다. ‘우리 아이도 혹시 극심한 스트레스에 고통받고 위험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이때는 자녀의 사소한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위험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게 관건이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자녀의 위험징후를 알아본다.》
어머니 A 씨는 이런 딸의 모습이 화가 나고 한심하기까지 하다. 그는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딸은 비밀얘기라도 하듯 멀리 떨어져서 ‘응, 알았어’처럼 단답식 대답만을 하고 얼른 끊어버린다”면서 “휴대전화 그만 들여다보고 공부하라고 다그쳐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 지나친 휴대전화 집착, 교우관계에 문제 있을 수도
광고 로드중
특히 이 양처럼 휴대전화에 집착하는 모습은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위험징후’일 수 있다. 친구들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부모에게 숨기려는 행동일 수 있기 때문.
자녀는 인터넷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심경변화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만약 미니홈피 배경이 우울하게 바뀌었거나 모든 글이 ‘비밀글’로 바뀌었다면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만약 자녀의 행동이 의심스럽다면 “누구에게 문자메시지가 왔니?”, “학교에서 친구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니?”라고 물으며 대화를 시도한다. 가능하다면 가끔 자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끔 통화기록이나 문자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2 어머니 B 씨는 말수가 줄어든 중2 아들 최모 군에게 섭섭하다. 성적이 우수하고 성격도 활발했던 아들이었지만 요즘엔 한마디도 나누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얼마 전 “혼자 공부하는 게 집중이 더 잘된다”며 독서실에 등록한 후 대화단절은 더욱 심해졌다.
광고 로드중
▶ 갑자기 말수 줄었다면? 학업 스트레스 가능성 높아
최 군과 같이 교우관계에는 문제가 없는데 갑자기 말수가 줄고 내성적으로 변했다면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수 있다.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고민을 털어놓을 만한 마땅한 상대가 없어 속으로 앓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성적에만 관심이 높은 부모와 교사는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이 안 될뿐더러, 주변 ‘경쟁자’인 친구들 역시 자존심이 상해 선뜻 말을 걸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내면의 갈등과 변화가 겉으로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것처럼 비치는 것.
교과서나 필기노트에 적힌 낙서에서도 학업 스트레스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학교교사나 학원강사를 심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가 있다면 신경을 써야 한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선생님 탓’으로 여긴 결과 욕설을 적는 과격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성적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가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갑작스럽게 경미한 불안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다리를 심하게 떠는 습관이 생겼다면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보자.
광고 로드중
도움말
김해YMCA 청소년쉼터 김혜민 간사
서울 선일여중 백순천 사회교사
서울 전동중 이현덕 도덕교사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