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스포츠동아DB
이영표, 美 밴쿠버 화이트캡스 입단 회견서 한국축구계 조급증에 쓴소리
위기 극복했을 때 성장하는 법
감독임기 최소 4년은 보장돼야
기술위 대표팀 올인 행태 잘못
독립성 갖고 다양한 역할 해야
“잦은 사령탑 교체는 대표팀에 득이 될 수 없다.”
● 잃어버린 1년 6개월
조광래 전 감독의 경질 사태에 대한 이영표의 생각은 명쾌했다.
“조 전 감독님도 그렇고, 대한축구협회 선배들도 그렇고, 모두 한국 축구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 오해와 갈등도 있었지만 발전의 한 과정이다. 다만, 자주 대표팀 사령탑이 바뀌는 건 재고해야 한다. 세상에 어떤 팀도 계속 이길 수는 없다. 위기를 극복했을 때 성장하는 법이다. 하지만 우린 또 기다리지 못했다.”
한일전 패배 이후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영표는 “위기가 아니다. 모든 게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전 감독은 경질됐다.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당시 이영표는 트위터에 “더 이상 축구 인들은 팬들에 기다리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 기술위원회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
협회 기술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명했다. 조 전 감독의 경질 및 최강희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기술위의 역할은 극히 적었다. 심지어 두 감독의 운명이 결정됐다는 것조차 모르는 기술위원들이 상당수였다. 기술위원회의 한계가 분명했다.
이영표는 “기술 파트(part)는 협회와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게 기본이다. 단, 기술위원회의 존재가 대표팀만을 위한다는 인식은 바꿔야 한다. 대표팀 성적에 기술위원회가 좌우되는 건 옳지 않다. 대표팀만이 기술위원회의 모든 역할이 아니다. 좋은 지도자 배출과 교육, 유소년 프로그램,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 계속 책임을 부과하다보니 인내하지 못하고 감독만 교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