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5일 KEPCO와 경기에서 상대가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며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지션 폴트는 재심요청 대상이 아니라는 게 KOVO 설명이다. 스포츠동아DB
■ 포지션 폴트와 재심 요청
애매한 반칙으로 경기지연땐 재미 반감 우려
캐치볼·포지션 폴트, 비디오 판독 대상 제외
#사례1.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EPCO와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세트 11-12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가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고 항의했다. 신 감독은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례2. 같은 경기 4세트 KEPCO가 1점 앞선 상황에서 경기기록원 착오로 전광판에 13-13으로 표시가 됐다. 개인기록원이 경기감독관에게 보고해 곧바로 14-13으로 수정됐다.
한국배구연맹(KOVO) 운영요강 39조에 따르면 감독은 경기 중 ①주심이 규칙이나 규정을 잘못 적용했을 때(사실 판정 제외) ②로테이션 순서가 잘못됐거나 기록원 혹은 전광판 실수로 점수관리가 잘못된 경우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잘못된 판정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해당한다.
그런데 첫 번째 사례에서 신 감독의 재심요청은 왜 거부당했을까.
● 포지션 폴트 왜 재심, 비디오판독 안 되나
포지션 폴트가 뭔지를 알려면 배구의 로테이션 시스템부터 이해해야 한다. 배구 코트를 크게 6등분했을 때 오른쪽 코트 앞줄 왼쪽부터 통상 <4프런트레프트 5백레프트 6백센터 1백라이트 2프런트라이트 3프런트 센터>라 부른다. 서브를 때리는 순간 상대선수들은 로테이션에 따른 올바른 위치에 포진해야 한다. 전후좌우의 위치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백 플레이어는 같은 포지션의 프런트 플레이어보다 앞에 있으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레프트 플레이어가 센터, 라이트 플레이어보다 오른쪽에 있으면 반칙이다.(그림 참조)
그렇다면 포지션 폴트는 왜 재심요청 사항에 해당되지 않을까.
워낙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브를 넣고 상대 선수들이 움직이는 순간은 찰나다. 포지션 폴트는 부심이 보게 돼 있는데 1mm 오차까지 잡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황승언 경기위원장은 “국제배구연맹(FIVB)에서도 포지션 폴트는 확실하지 않으면 휘슬을 불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KOVO도 워크숍을 통해 FIVB 권고사항을 구단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