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와 그라운드 스타의 수줍은 만남. 2011 동아스포츠대상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김하늘(왼쪽)에게 한화 류현진이 꽃다발을 들고 축하해주러 다가가자 수줍게 웃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하하! 호호!…시상식선 무슨일이
골프 김하늘 수상하자 류현진 꽃다발
MC 남희석의 재치입담 “혹시 둘이…”
선남선녀 쑥스러운 미소 화답 웃음꽃
오승환 강민호 김현수 등 박수부대 의리
신기성 이현호 허윤자도 축하사절 출동
“골프 외에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요?” “야구를 좋아하는군요. 그럼 좋아하는 팀도 있겠네요?” “다 좋다고요? 그럼 평소 좋아하는 야구 선수는 누구죠?”
사실 류현진과 김하늘은 잘 알려진 단짝이다. 두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들끼리 너무 친하게 지내는 바람에 ‘진짜 사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을 정도다. 2009년에 공동 인터뷰를 하다 알게 됐고, 류현진이 취미로 골프를 시작한 이후에는 공통분모가 생겨 더 친해졌다. 이 날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하늘이 “현진이 오빠를 알게 되면서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털어놓자 류현진은 “하늘이가 골프도 잘 치고 착해서 친하게 지낸다. 내년에도 아프지 말고 우승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더불어 남희석의 장난기에도 불이 붙었다. 기념촬영을 한 두 사람 사이에 서서 “내가 주례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니들 사귀지?”라며 돌발 질문을 던진 후 “친한 오빠동생 사이인 거 잘 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선남선녀의 쑥스러운 미소 덕분에 엄숙하던 시상식장에 잠시 핑크빛 공기가 감돈 것은 물론이다.
김하늘은 평소 류현진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 윤석민(25·KIA)과도 친분이 깊다. 세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며 우정을 쌓는 사이다. 한국 야구 좌·우완 에이스인 류현진과 윤석민도 골프에서는 아직 아마추어. 하지만 프로 선수 김하늘의 조언 속에 실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세 사람은 이날도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프로 스포츠 전 부문 선수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동아스포츠대상의 진면목을 보는 듯 했다.
뿐만 아니다. 김하늘과 윤석민에게 꽃다발을 건넨 류현진, 윤석민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 삼성 오승환은 물론 롯데 강민호, 두산 김현수, 넥센 강정호가 ‘축하’만을 위해 참석해 남다른 의리를 빛냈다. 또 문태종(전자랜드)의 팀동료 신기성과 이현호, 김정은(신세계)의 팀동료 허윤자와 박하나도 올해의 선수로 뽑힌 동료의 곁에서 든든한 ‘박수 부대’가 돼줬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