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혁군, 서울대 ‘기회균형’ 인문학부 합격
3년이 지나 학생은 학교에 보답했다. 9일 서울대 수시모집의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인문학부에 최종 합격한 박민혁 군(18·사진)의 이야기다. 박 군은 외딴섬 울릉도에서 공부하면서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실력을 하루 10시간씩 공부하며 끌어올린 노력을 자기소개서에서 밝혀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박 군은 임현섭 교감이 2008년 울릉도까지 찾아가 입학을 결정한 상산고의 ‘입학사정관제 1호’ 학생이다. 박 군의 부모가 전화를 걸어 “입학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만 아들이 다니던 울릉북중은 3학년이 6명밖에 안 돼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박 군은 상산고에 입학하자마자 치른 진단고사 수학 과목에서 37점을 받았다. 384명 중 꼴찌였다. A∼D반으로 나눠 공부하는 수학의 최하위반에 배정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과목과 교사를 택할 수 있는 학교 특강을 적극 이용했다. 1학년 여름방학에는 ‘400시간 프로젝트’를 세웠다. 40일 동안 하루에 10시간씩 수학 공부하기.
2008년 11월 5일자 A28면.
임 교감은 “이렇게까지 좋은 결과를 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종훈 교사는 “교사들이 감동할 정도로 학교생활을 성실히 했는데, 결실을 거뒀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