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관리공단 내년부터 이주작전
○ 고립돼 가는 산양 떼
한반도 산양은 머리 부분은 짙은 황색, 빰은 흑색이며 목에는 큰 백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길이는 82∼130cm, 체중 22∼35kg으로 염소보다 조금 크다. 신갈나무 피나무 산새풀 등 28종의 연한 식물줄기를 먹고 산다. 행동 반경은 산속 약 48km²(약 1452만 평) 정도다.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 못지않게 산양들이 특정 지역에 고립되는 현상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100마리의 산양이 A지역에 있더라도 외부 지역으로의 이동이나 타 지역 산양과의 교류 없이 장기간 해당 지역에서 살면 점차 개체수가 줄게 된다. 집단 내에서 근친교배가 일어나 사산율이 높아지고 임신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성(性)비가 불균형해지는 등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해진다.
더구나 한반도 산양은 2년 단위로 새끼 한두 마리를 낳을 뿐인 데다 새끼들의 생존율도 30% 미만이다. 그나마 설악산이나 화천군 등 특정 지역에 100마리 이상이 서식하는 이유는 이들 지역에 암벽이 많기 때문이다. 산양은 자신을 보호할 무기가 20cm 내외의 뿔밖에 없다. 그 대신 삵 등 천적의 위험을 피해 경사 60∼70도의 암벽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 백두대간 곳곳에 산양 이주
산양이 고립되는 이유는 도로와 공장지대 등으로 과거 연결돼 있던 산과 산, 즉 백두대간 생태축이 끊어졌기 때문. 산과 산 사이에 도로가 하나만 생겨도 산양의 고립이 심각해진다. 산양은 길이 막히면 막힌 쪽의 반대 방향으로 몰려들어 살아간다. 이에 공단이 특정 지역별로 고립돼 있는 산양을 백두대간 내 다른 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
종복원센터는 눈이 많이 오는 1월∼3월 초 119구조대처럼 순찰을 돌거나 GPS 발신기로 산양을 구조한 후 산양계류증식센터에서 치료와 적응 훈련을 거쳐 다른 산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20년까지 남한 내 백두대간 전역으로 산양을 확산시키겠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도로 등으로 끊어진 산과 산 사이를 연결해 DMZ에 사는 많은 산양이 백두대간 생태축을 따라 남한지역 산으로 내려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복원사업의 최종 목표다. 지역마다 산양이 최소 100마리 이상 있어야 종이 안정적으로 존속된다. 센터 이배근 복원연구과장은 “이주를 위해 무인카메라와 분변 검사를 통해 지역별 산양 개체수를 꾸준히 조사할 것”이라며 “산과 산 사이 도로 위나 지하로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통로’도 최대한 많이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