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시설 활용방안 직원 토론회
울산 북구 중산동의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 울산 북구청 제공
○ 반대 무시하고 강행
24일 오전에 찾은 이곳 출입문은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4년째 가동하지 않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시설도 녹이 슬었고 창문도 깨진 상태였다. 북구는 2003년부터 27억 원을 들여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건립에 들어갔다. 당시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들어 화훼농가에 공급하겠다”며 중산동 화훼단지 중간(3170m²·약 959평)으로 자리를 정했다.
하지만 가동 이후 악취가 계속 발생하자 주민들의 반대 시위는 계속됐다. 북구는 가동 28개월 만인 2008년 1월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했던 조승수, 이상범 전 구청장은 2007년 6월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로 인해 주민들에게 상처를 줬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활용방안 고민 중
북구는 최근 윤종오 구청장 주재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 활용방안을 놓고 직원들과 토론회를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농업박물관 또는 농업회관 건립이 제시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주민공청회에서는 야외공연장, 어린이 자연학습원, 수영장, 체육시설, 목욕탕 등 복지와 체육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북구는 앞으로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활용방안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북구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을 곧바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어떻게 사용할지가 결정되면 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구 주민 박모 씨(55)는 “중산동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은 자치단체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 시설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