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경기 실질등록금 가장 높아
국·공립대를 제외한 72개 사립대의 지역별 등록금을 분석한 결과 서울 경기 충청권 대학이 부산 경남 광주 전남 지역보다 평균 100만 원 이상 많았다. 실질등록금 평균 1, 2위 지역은 충남과 경기로 각각 702만6200원과 682만4400원이었다. 반면 서울에서 가장 먼 부산과 광주는 각각 581만8400원과 564만800원으로 가장 적었다. 경남(585만9100원) 울산(599만3200원) 대구(605만2800원) 경북(612만6100원) 전북(623만 원) 등도 평균액(650만5100원)보다 낮았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지역별 실질등록금 격차의 원인을 ‘수급 원리’로 설명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성적이 좋은 지방 학생은 지방 국립대보다 취업이 유리한 수도권 대학으로 오려고 하고 성적이 나쁜 수도권 학생은 충남 이남으로 가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 등록금 차이를 이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 대학은 학생 교육에 들어가는 1인당 교육비도 적었다. 1인당 교육비는 학교가 1년 동안 지출한 총교육비를 전체 재학생 수로 나눈 것. 백석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531만 원으로 93개 대학 중 가장 낮았다. 한서대도 748만 원으로 68위였다. 이들 대학과 비슷한 수준의 등록금을 받는 이화여대와 아주대는 1476만 원과 1632만 원을 학생 1인당 교육비로 지출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 관계자는 “장학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을 17%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평균 경쟁률이 10 대 1을 넘나드는 충청권 대학은 학생 유치가 수월해 손쉽게 등록금을 올리지만 영남과 호남지역 대학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 본교보다 분교 등록금이 더 비싸
본교와 분교 간 실질등록금 차이도 눈에 띄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분교가 있는 사립대 10곳을 분석한 결과 명목등록금은 본교가 더 높지만 실질등록금 부담은 분교가 더 컸다. 명지대를 제외한 9개 대학의 분교 장학금이 본교보다 1인당 30만 원 정도 적었다.
연세대는 본교 등록금이 869만2000원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862만7000원)보다 6만5000원 비쌌지만 1인당 장학금은 본교(255만2100원)가 원주캠퍼스(147만9100원)보다 73%(107만3000원) 많았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관계자는 “외부 장학금 차이가 많아 불가피하게 생기는 현상”이라며 “대신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기간을 본교보다 늘렸다”고 말했다.
○ 등록금 실부담액으로 논의해야
반값등록금 논란과 관련해 교육 전문가들은 “명목등록금보다 실제 학생들이 부담하는 실질등록금을 기준으로 등록금 인하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올 8월부터 칼리지보드 홈페이지를 통해 실질등록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등록금이 비싸고 장학금도 많은 대학, 등록금이 싸고 장학금도 많은 대학, 등록금이 비싸면서 장학금은 적은 대학 등 등록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학들이 현재 대학알리미에서 공개하는 명목등록금, 1인당 장학금 외에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건국대 오성삼 교육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 일을 하고 받는 근로장학금도 ‘장학금’으로 집계하고 있다”며 “장학금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지급되는지 세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정미 연구원은 “향후 대학별, 계열별로 구체적인 등록금과 장학금을 파악해 등록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