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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커버스토리]‘더 킥’ 나태주 “900도 발차기 비결은 김연아”

입력 | 2011-11-04 09:49:00

●SBS '스타킹' 출신 태권청년의 액션배우 도전기
●발차기 한 번에 액션 스턴트맨도 줄줄이 기절
●태권도 전국 우승자 나태주의 숨기고 싶은 과거
●이상형은 장윤정, 포미닛 현아




나태주는 “영화 ‘더 킥’을 통해 진정한 태권도의 강함과 화려함,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권도와 합기도 공인 6단, 케이타이거즈 태권도 시범단, 전국체전 태권도 우승…. 발차기 한 번에 전문 스턴트맨들을 가볍게 기절시키는 진짜 '무인(武人) 배우'가 한국에 나타났다.

3일 개봉한 한국·태국 합작영화 '더 킥'의 주연 배우 나태주(21).

나태주는 촬영 중 몰입한 나머지 영화 촬영 전부터 태국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스턴트맨 3명을 기절시켰다. 그는 "액션 영화를 찍다보면 그럴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기절할 줄 몰랐죠. 깜짝 놀랐어요"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선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느껴졌다.

'더 킥'은 태권도 국가대표 메달리스트 문 사범(조재현), 윤(예지원) 부부와 그들의 세 자녀 태양, 태미, 태풍이 태국왕조의 '전설의 검'을 훔쳐 달아나는 악당과 한바탕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담은 가족영화다.

나태주는 태권도 천재지만, 케이팝(K-POP) 가수를 꿈꾸는 큰 아들 태양을 연기했다. 메가폰은 태국 영화 '옹박-무에타이의 후예'의 프라차 핀캐우 감독이 잡았다.

▶태권도 전국대회 우승 선수에서 배우로의 깜짝 변신

나태주는 키 171㎝, 몸무게 60㎏으로, 액션스타로선 다소 작은 체구였다. 하지만 홍콩의 액션스타 리렌제(李連杰·이연걸)를 연상시킬 정도로 단단한 몸이었다.

대역 없이 모든 신을 소화했다는 그는 "태권도 선수로서의 자존심과 영화에 대한 욕심에 대역을 쓰는 것을 원치 않았다"면서 영화 촬영 초기에 다쳤던 손가락을 어루만졌다.

-몇 살 때 처음 태권도를 시작했나요?

"아홉 살 때 처음으로 시작해서 10년도 훌쩍 넘겼어요. 실제 성격이 워낙 개구쟁이라서 부모님께서 좀 차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절 태권도장으로 보내셨죠."

-어려서부터 원래 운동을 좋아했나요?

"대부분의 운동을 다 좋아했어요. 태권도 3단, 합기도 3단 뿐이지만 하지만 검을 이용한 운동(검도) 빼고는 한국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해본 것 같아요."

-케이타이거즈에 입단한 후 겨루기가 아닌 품세에 매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겨루기도 재미있었지만 품세에 흥미를 느낀 후 태권도의 화려함과 아름다움 강함을 알게 됐어요. 자연스레 품세에 더 집중하게 됐죠. 그러다 품세로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어요. 아쉽게도 국가대표는 못해봤어요."

-태권도 선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이유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춤과 노래를 워낙 좋아했어요. 케이타이거즈에 들어가서 태권도도 연습했지만 춤과 노래, 연기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좋은 기회를 잡아 배우로 데뷔할 수 있었어요."

-근육질 몸매가 화제가 됐었는데요. 운동을 얼마나 하나요?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때가 많죠. 전 열심히 운동하는 만큼 많이 먹어요. 전 하루에 8끼를 먹으니까요. 물론 늘 그렇게 먹는 것은 아니지만 전 많이 먹어야 건강해지는 체질 같아요."

-운동선수 출신인데 몸을 위해 먹는 보양음식이 있나요?

"한국에선 편식하지 않고 많이 먹었어요. 태국에서는 쏨땀, ¤양국이요. 쏨땀은 우리나라의 쉰 김치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두 음식 덕분에 더위도 빨리 이겨내고 몸도 좋아졌어요. 그런데 그 음식이 향이 강해서 태국 사람들도 잘 못 먹는 거라던데, 전 맛있기만 하더라고요.(웃음)"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 새 영화 ‘더 킥’의 주인공 액션스타 나태주.


▶고난이도 발차기의 비결은 김연아 선수…발차기로 스턴트맨 3명 기절 시켜

영화 출연이라곤 지난해 조용히 막을 내린 '히어로'와 이번 '더 킥'이 전부지만, 나태주의 얼굴은 낯설지가 않았다.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트로트 태권 고수'로 출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에서 트로트와 태권도를 접목하여 다양한 품세 시범과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방송 이후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그는 더욱더 화려하고 강한 발차기를 하는 선수가 됐다.

"극 중 제가 맡은 태양이는 아이돌 가수라는 꿈을 가진 태권도 천재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에요. 실제 제 성격과 좀 비슷해서 저 스스로를 빗대어 연기했어요. 태권도 선수로서의 자존심과 영화에 대한 욕심에 대역 없이 모든 촬영을 소화했어요."

와이어와 CG가 없는 리얼 액션만을 고집한 이번 영화에서 나태주는 전세계 태권도인 중에서도 극소수만 가능하다는 900도 발차기를 선보였다.

-영화에서 보여준 '900도 발차기'도 실제로 직접 했나요?

"네. 전 세계 발차기 하는 태권도인 중 극소수만이 900도 발차기를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원래는 900도가 아닌 1080도 발차기를 준비했었어요. 저와 감독님 모두 1080도 발차기를 원했기에 영화 촬영 1년 전부터 1080도 발차기를 연습했어요. 결국 할 수 있게 됐지만 영화 촬영 마지막에 무술감독님이 완벽한 자세를 위해 900도 발차기를 추천하셨죠. 그래서 아쉬워요. 언젠간 꼭 보여드릴게요."

-고난이도 발차기에 대해 더 이야기 해주세요.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돌고 발차기를 해야 하는 1080도 발차기를 준비하면서, 잠실 아이스링크를 찾아갔어요. 피겨 선수들이 워낙 점프하고 많이 돌고 하잖아요. 그 곳에서 2개월간 아이들과 연습하고 김연아 선수의 점프 모습을 보며 발차기를 연구했어요. 확실한 효과를 봤죠."

-발차기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이번에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던 스턴트맨 3명을 기절시켰어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기절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영화가 끝나는 날까지 미안했어요."

"극 중 제가 맡은 태양은 아이돌 가수라는 꿈을 가진 태권도 천재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에요. 실제 제 성격과 좀 비슷해서 저 스스로를 빗대어 연기했어요. 태권도 선수로서의 자존심과 영화에 대한 욕심에 대역 없이 모든 촬영을 소화했어요."

인터뷰 도중 발차기 시범을 부탁하자, 장난기 가득한 나태주의 얼굴이 변했다. 먹잇감을 노리는 날랜 짐승처럼 순식간에 5~6차례 하이킥을 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이 떠올랐다. 방금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배우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무인(武人)배우에게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

나태주는 누구에게도 싸움으로 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에게 장난삼아 "몇 대 일까지 싸워봤느냐?"고 물었다.

그는 "혼자 적을 무찌르는 장면은 영화에서나 가능 한 것 아시죠?"라며 머쓱하게 웃더니, 몰매를 맞은 추억을 털어놨다.

"원치 않은 싸움이었고 싸움에 휘말릴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어요. 어쩌다 보니 곤경에 처하게 됐죠. 1:7까지 싸워봤어요. 정말 많이 맞았어요. 무술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의 운동이기에 혼자서 여러 명을 쓰러트리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액션배우치고 작은 체구 아닌가요?

"저는 태권도라는 큰 장기가 키를 좀 커버해주는 것 같아요. 물론 키가 크다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는 없어요."

-롤모델이 액션배우 성룡이 맞나요?

"체구도 비슷하고 저랑 성격도 비슷할 것 같아서요. 무엇보다 그의 영화는 재미있잖아요. 진지함으로만 가득 차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액션 때문에 성룡이 빛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재능으로 인해 성룡의 액션까지 빛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배역이나 꼭 함께 연기하고픈 여배우가 있나요?

"진지함과 재미를 함께 가지고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멜로영화를 찍을 수 있다면 김하늘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웃음) 함께 연기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이상형은 장윤정 씨와 포미닛 현아 씨에요. 함께 연기해 보고 싶어요. 두 분 다 자신들만의 색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남자 배우 중에는 임창정 선배를 좋아해요."

-앞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진지함과 재미를 함께 가지고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멜로영화를 찍을 수 있다면 김하늘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웃음). 한국 남자 배우 중에는 임창정 선배를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영화 '더 킥'을 통해 진정한 태권도의 강함과 화려함,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와이어 없이 한 '진짜' 액션으로 가득한 영화에요. 대부분 액션 영화는 온 가족이 보기에 잔인한 면이 있어요. 하지만 '더 킥'은 12세 관람가 가족 영화입니다. 순간순간 웃음 코드가 담겨져 있고 가슴 따뜻한 가족애도 녹아있어요. 영화 '더 킥'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글 사진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글 영상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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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O2플러스]‘더 킥’ 나태주 “900도 발차기 비결은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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