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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사나이들 안나푸르나에 잠들다]雪山은 말없이 그들을 품었다

입력 | 2011-10-31 03:00:00

실종 박영석-신동민-강기석 원정대 수색 종결
가족들 안나푸르나 해발 4200m 캠프서 위령제




왼쪽부터 신동민 강기석 대원, 박영석 대장.

설산은 말없이 그들을 품에 안았다. 지구상의 3극점인 남극, 북극, 에베레스트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그리고 7대륙 최고봉에 모두 올라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산악인 박영석 대장(48)의 위령제가 30일 네팔 안나푸르나의 해발 4200m 베이스캠프에서 열렸다. 박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실종된 신동민(37) 강기석 대원(33)의 위령제도 함께 열렸다.

실종자 가족들은 헬리콥터 2대에 나눠 타고 현지에 도착한 뒤 돌탑과 장대를 세우고 깃발을 매단 제단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국에서 가져온 막걸리가 뿌려졌다. 가족들은 네팔 카트만두 시내 보우다 사원에서 영정을 모시고 지상에서 한 번 더 위령제를 지냈다. 위령제는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 형식으로 치러졌다.

대한산악연맹은 11월 1일부터 사흘간 서울대병원에 위패를 모시고 산악인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산악인장은 국내 최초다. 연맹 이인정 회장은 “11월부터 날씨가 나빠지고 낙석이 심해 추가 수색이 어렵다. 올해 수색은 종결한다. 현장 구조대가 더 이상 수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내년 봄에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이들을 찾으러 올 것이다. 이들의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18일 대원들이 실종된 뒤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구조대와 사고대책반을 급파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대원들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한편 대한산악연맹은 최종 브리핑에서 박 대장 일행이 지금까지 파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균열지역 밖의 빙하지대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구조대와 사고대책반 및 실종자 가족들은 31일 귀국할 예정이다.

카트만두=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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