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송승준. 스포츠동아DB
17일 플레이오프(PO) 2차전 등판을 앞두고 그는 고인이 된 ‘레전드’ 최동원을 떠올렸다. 결국 6이닝 1실점 쾌투로 ‘최 선배님을 위해 꼭 승리하겠다’던 첫 번째 약속을 지켰다. 이제는 가슴 속에 두 번째 약속을 새긴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삼성과 맞붙겠다’는 게 그것이다.
PO 5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롯데 송승준은 21일 “최 선배님을 위해서라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반드시 1984년의 우승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했다. 고 최동원은 삼성과 맞붙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챙기며 롯데의 첫 우승을 일궜다.
분위기도, 흐름도 좋다. 3차전 패배로 벼랑끝에 몰렸던 롯데는 4차전을 잡고 기분 좋게 부산으로 내려왔다. 송승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치른 준PO에서 4게임에 등판해 승 없이 3패에 방어율 15.88이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매년 가을앓이로 고생했다. 하지만 올 가을은 다르다. 먼저 SK에 1패를 당한 뒤 PO 2차전에 선발로 나서 개인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감격도 누렸다.
사직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러닝으로 땀을 빼고 가볍게 볼을 만졌다는 그는 “컨디션도 좋고, 팀 분위기도 좋다”면서 “집사람이 ‘당신만 잘 하면 롯데가 우승한다. 잘 할 수 있다’고 주문을 걸어주고 있다. 우리가 올라가 삼성과 맞붙는다면 최동원 선배님과 장효조 선배님의 레전드 시리즈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이긴다”라는 그의 말에는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결연한 의지까지 담겨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