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식봉사도 경쟁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인 1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는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 자원봉사에 나섰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노숙인 사랑잔치’에서(왼쪽 사진), 야권의 박원순 후보는 최일도 목사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각각 배식 봉사활동을 벌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가운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거 당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만큼 투표율이 예전의 재·보궐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투표율 45% 안팎에서 나 후보와 박 후보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4·27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의 투표율은 18대 총선(45.2%)보다 높은 49.1%를 기록해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당선됐다. 오후 5시경만 해도 37.7%였던 투표율이 퇴근시간대인 오후 5∼8시 급속하게 오른 게 당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7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당선된 서울 은평을의 경우 투표율이 40.5%였다.
박 후보 측은 투표율이 47%를 넘으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휴일에 치러진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53%였다”며 “평일에 진행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양쪽 지지층이 5%포인트씩 빠진다고 할 때 투표율이 47%를 넘으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새로운 투표층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박빙 속의 혼전 양상”이라면서도 “아직도 힘이 달린다. 야권의 숨은 표가 있는 만큼 사실은 5∼6% 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상대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되는 ‘역풍’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