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전경기 톱타자 출전 17타수 9안타 고감도 타격감
경기 안풀릴때 안타·득점…테이블세터 역할 톡톡
팀 분위기 메이커…3연승 역전 PO진출 일등공신
#SK 정근우는 정규시즌 90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7월 21일 대구 삼성전 이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스윙 연습을 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옆구리 통증을 느낀 탓이다. 8월 10일 잠실 두산전 때 복귀했으나 서두른 때문인지 9월 추석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그 사이 SK의 사령탑은 이만수 감독대행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대행은 이런 정근우를 9월 20일 사직 원정부터 선발로 기용했다. 정근우는 바로 2루타 2방으로 2타점을 올렸다. 이후 7연속경기 안타를 쳐냈다. 규정타석 미달 속에 타율 0.307로 6시즌 연속 100안타를 기록했다.
팀미팅에서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이젠 이겼으면 좋겠네’로 개사해 불러 1차전을 지고도 늘 뒤집는 SK의 저력을 팀원들에게 일깨워줬다.
#SK 야구의 공격 루트는 다변화돼 있지만 줄기는 단순하다. 1번 정근우-2번 박재상의 테이블세터진이 뚫어줘야 풀리는 야구다. 이 대행은 준PO 4차전까지 둘의 조합을 한번도 안 바꿨는데 KIA 윤석민에게 당해 유일하게 패했던 8일 1차전만 정근우가 1안타로 막혔다.
그러나 정근우는 9일 2차전에서 준PO 단일경기 최다안타인 4안타를 몰아쳐 SK의 연장 11회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어 11일 3차전에서도 6회 선두타자로 출루한 뒤 안치용의 적시타 때 결승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12일 4차전, 3안타 1볼넷 1사구 4득점으로 휘저었다.
8회 빈볼성 사구는 KIA가 정근우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는지를 자인한 장면이다. 17타수 9안타(타율 0.529), 준PO MVP는 자연스러웠다.
감독이 바뀌어도 SK 야구의 출발점은 정근우다.
#4차전이 종료된 뒤 실시된 기자단 MVP 투표에서 SK 정근우가 총 유효표 65표 중 23표를 받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안치용은 22표, 박정권이 20표를 획득했다.
“5년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이루겠다”
● 정근우=MVP 수상, 기쁘고 감사드린다. 오늘 승리는 조동화 형에게 선물하고 싶다.플레이오프 잘 해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겠다.
● 이만수 감독대행=팀 분위기 메이커이자 1번타자로서 일등공신이다. 솔선수범해서 팀을 잘 이끌었다. 미디어에서 KIA가 유리하다는 기사를 보고 승부욕이 컸었다.
“밸런스 좋아 준PO서 맹활약 할 줄 알았다”
● 김경기 타격코치=시즌 말부터 올라가는 페이스였다. 근우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밸런스가 좋으니까 준PO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했는데 부응했다.
광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