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마법은 ‘인공지능’으로 계속된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4S에서 처음 선보인 음성인식 개인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기능을 활용한 사례다. 사실 아이폰4S가 발표된 4일(현지 시간) 소비자들은 실망스러워했다. 겉모습이 기존 제품인 아이폰4와 달라진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4S가 결국 스티브 잡스의 유작(遺作)이 되면서 시리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잡스가 시리를 통해 기기와 인간의 소통 방식에 혁신을 가져오려 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 혁신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잡스는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기기가 사람의 습관을 파악하거나 생각을 미리 읽고 결과를 찾아주는 시대를 앞당기려 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최근 “잡스는 인공지능이 웹의 미래라고 깊게 믿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리는 원래 지난해 2월 애플의 앱스토어에 올라온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불과했다. 3월 잡스는 시리의 창업자인 대그 키틀로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앱이 마음에 든다는 얘기였다. 또 한 달 뒤인 4월 애플은 결국 시리를 인수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애플이 검색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잡스는 이를 직접 부인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의 정보기술(IT) 전문기자 월트 모스버그가 “시리 인수는 애플이 검색사업에 뛰어든다는 의미냐”라고 묻자 잡스는 “시리는 인공지능 회사”라고 강조했다.
시리는 아직 초기 단계의 개인비서 서비스로 평가된다. 현재 시리와 연계된 아이폰 프로그램은 날씨 달력 문자 주소록 통화하기 등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만든 시리의 주요 창업 멤버들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다. 무려 과학자 300여 명이 투입된 프로젝트였다.
○ 스마트폰 다음은 스마트TV
시리는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을 연계했지만 향후 동작인식, 상황인식 등의 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의 동작은 음성에 이어 새로운 입력 도구로 각광받는 분야다.
이런 기술이 종합적으로 모이는 종착지 중 하나는 스마트TV다. 리모컨이 없어도, 채널이 뭐가 있는지 몰라도 TV가 알아서 찾아주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조경섭 연구원은 “5년 안에 TV가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고 각자에게 맞는 채널을 찾아주며 명령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