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콴트 가문 시인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BMW의 최대 주주인 콴트 가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당의 핵심으로 활동하며 히틀러 제국을 위한 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착취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나치 시절 부를 쌓은 콴트 가문은 1959년 BMW의 지분 절반을 인수한 뒤 BMW를 최고 자동차회사로 키워 왔다. 1919년 설립된 BMW는 헤르베르트 콴트의 부인 요하나(16.7%)와 아들 슈테판(17.4%) 딸 수자나(16.7%)가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콴트 가문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 1200쪽 분량의 보고서를 펴냈다고 29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문의 창업주인 귄터 콴트는 1933년 1월 나치당에 가입했다. 이후 그의 아들 헤르베르트와 함께 폭탄 탄약 총알 등을 만드는 무기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에서 5만여 명의 노동자가 노예 취급을 받았으며 매달 평균 80명이 착취에 시달려 사망했다. 채찍으로 맞거나 화장실 물을 먹는 일도 다반사였다. 보고서에는 귄터가 당시 유리한 공사를 따내기 위해 나치당 관계자와의 인맥을 활용해온 사실도 드러나 있다.
나치정권 붕괴 후 1946년 귄터는 체포됐다. 그러나 나치 이념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방조자로 분류돼 1948년 석방됐다. 그 후 귄터는 도이체방크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재기했고 1951년 프랑크푸르트대가 선정한 명예로운 시민에 선정되기도 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