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바이어 “배 실린 통째 사요”
여름철 대표 생선인 제주산 은갈치 몸값이 크게 뛰어 ‘금갈치’ 대접을 받고 있다. 이마트 김석 과장(오른쪽)이 24일 제주 서귀포항에서 막 들어온 갈치잡이 어선에서 내린 갈치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여름철에 많이 잡혀 ‘여름 생선’으로 불리는 제주산 은갈치 어획량이 저조해 ‘금(金)갈치’ 대접을 받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갈치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5% 줄었다.
원래 은갈치는 여름철에 많이 잡혀 8월이면 가격이 떨어져야 정상이지만 올해는 줄어든 어획량 때문에 오히려 값이 올라 예년에 비하면 30% 이상 비싸졌다. 올 8월 한 달 서귀포수협에서 거래된 냉동 갈치 33마리들이 한 상자의 평균 가격은 12만55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4854원에 비해 32.4% 뛰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강수량은 1131mm로 지난해 7월 강수량 239.2mm의 4.7배였다. 제주 지역 기온도 지난해 7월 25.8도에서 올해는 24.6도로 1.2도 낮아졌다. 거기에 잦은 비와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어선들의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도 제주산 은갈치의 몸값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이처럼 제주산 은갈치가 금갈치 대접을 받자 대형마트 생선 담당 바이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김 과장은 매주 제주에 내려가 한 달 후에 들어올 갈치잡이 어선의 입항 날짜를 체크해 제주 산지에서 배에 실린 갈치를 통째로 사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렇게 사들인 냉동 갈치 50t을 이달 말까지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마리당 가격은 4980원 선. 김 과장은 “곧 추석이 다가오면서 수온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한동안 ‘갈치 가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