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레모는 후에 멋쟁이들의 패션 아이템이 됐다. 오늘날의 스타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여성들과 염문을 뿌렸던 19세기 후반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베레모를 쓴 초상이 유명하다. 1968년 미국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보니 앤드 클라이드’)에서 여주인공 보니 역을 맡은 페이 더너웨이가 중간 길이 스커트에 베레모를 쓰고 나와 이른바 ‘보니룩(bonnie look)’을 유행시켰다. 붉은 별이 그려진 검은 베레모를 쓴 쿠바의 혁명운동가 체 게바라의 이미지는 1960년대 남미 혁명운동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영미권 군대에서는 ‘그린 베레(green beret)’가 특수부대의 상징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특수훈련 과정을 마친 영국군이 녹색 베레모를 착용해 ‘그린베레’로 불렸다. 영국군과 함께 작전을 벌이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영국군을 보고 부러웠던지 군 당국의 금지 규정을 어겨가며 베레모를 쓰기 시작했다. 미군의 베레모 착용은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뒤늦게 추인을 받았다. 우리나라 특전사는 ‘검은 베레’, 유엔평화유지군은 ‘블루 베레’를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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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