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아름다운 동행 못했습니다… 칭찬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박승호 포항시장 직원에 편지… 시청 안팎 “진솔했다”
박승호 경북 포항시장(55·사진)은 며칠 전 직원 2000여 명에게 ‘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편지를 집으로 보냈다. 회신용 봉투도 함께 넣었다. 이 편지는 박 시장이 최근 여름휴가 중 쓴 것으로 8쪽이나 되는 긴 내용이다.
그는 편지에서 자신을 ‘반성의 법정’에 세워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다. 5년 동안 시장직을 맡으면서 직원들과 ‘행복하고 아름다운 동행’을 하겠다는 다짐이 흐트러졌다는 반성이 많았다.
박 시장은 17일 “망설이기도 했지만 편지를 보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며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말의 뜻이 새삼 절실하게 와닿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편지에 대해 시청 안팎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직원 사이에선 “시장이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가 있는 반면 “앞으로 어떻게 시정을 이끌어 갈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 직원은 “시장이 포항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일을 너무 일방적이고 다그치는 식으로 추진해 반감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편지에 그런 부분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있어 진솔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 직원은 “아무리 포항 발전을 위한 방향이 옳다고 하더라도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는 태도 때문에 등을 돌리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해나가는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편지를 읽은 직원의 부인은 “형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고민이 많이 담긴 것 같다”며 “포항시가 시민을 위해 더 나은 모습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