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성명도 효과 없어
‘소방수 오바마’의 애타는 노력이 결실을 거둘까.
미국 뉴욕증시가 장중 하락세를 이어가던 8일 오후 1시 52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앞선 7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긴급 회담을 열고 모든 안정책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연단에 올라 기자회견을 연 것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후 사흘 만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연단 앞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평가기관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언제나 트리플A(AAA) 등급 국가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약 AAAA 등급이 있다면 미국에 주고 싶다”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말을 직접 인용하며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대부분 투자자들이 버핏 회장의 발언에 동의하고 있다”며 불안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부채협상을 할 때도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하며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기대 이하였다. 미 언론들은 어디서나 대통령이 얼굴을 내보이지만 정작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근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이 온갖 수사를 동원해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단기적인 처방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운용 방식에 39%가 지지한 반면 57%는 반대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