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날 주식시장은 ‘불명예’ 기록행진을 벌였다. 6일 연속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거듭한 코스피는 지금까지 370.96포인트(17.08%)가 추락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 208조9870억 원은 공중으로 증발해버렸다. 코스닥지수도 6일 동안 111.51포인트(20.48%) 급락했고 시가총액 22조212억 원이 사라졌다.
하락폭도 상상의 수준을 넘어서버렸다. 개장과 함께 하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오전 11시 넘어 한때 장중 1,684까지 떨어지며 1,700 선이 무너지기까지 했다. 장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184.77포인트나 곤두박질쳐 장중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인 것. 9·11테러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렇게까지 무너지지는 않았다. 국내외 증시를 덮은 세계 경제침체의 두려움 앞에서는 과거의 기록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12.57%나 떨어져 하락률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을 버텨주는 ‘방어주’는 없었다. 코스피 전체 933개 종목 중 790개 종목이 하락했고 코스닥도 1082개 종목 중 926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예외는 없어 삼성전자가 4.7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 2.76%, POSCO 5.66%, 기아차 1.43% 등의 하락률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증권(―6.61%), 은행(―5.44%), 금융(―5.27%), 보험(―5.11%) 등 금융업종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쏟아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515개(55%), 코스닥 시장에서 603개(58%) 종목의 주가가 장중에 올해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대외 개방도가 높은 데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시장이 여전히 위험자산이라는 점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수출이 줄어 한국 경기도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태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저점을 추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투자자들이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