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하게 기다리니 좋은 시간… 이젠 희망가를 불러드릴게요”
코요태는 “5년 만에 셋이 뭉쳐 활동한다는 생각에 데뷔 초 품었던 열정이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김종민, 신지, 빽가(왼쪽부터). PK미디어 제공
코요태는 2007년 보컬과 랩을 맡았던 김종민이 공익 근무를 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김종민이 제대한 뒤엔 래퍼 빽가가 뇌종양으로 쓰러졌다.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코요태’란 팀으로 재기할 날을 기다려왔다. 8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멤버들은 “셋이 뭉치니 이제야 든든하다”며 웃었다.
“원래 코요태는 유쾌한 이미지를 가진 팀이었는데 어느 순간 우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더군요. 이번 앨범엔 밝은 분위기의 하우스댄스 음악을 담았어요. 빽가의 투병으로 정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으쌰으쌰’ 하는 의미를 담은 거죠.”(김종민)
타이틀곡 ‘굿굿타임(Good Good Time)’은 신나는 댄스풍이다. 신지가 부르는 후렴구마다 기계음 효과를 넣어 트렌디하면서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가사에는 멤버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는데 그중 빽가의 랩이 귀에 들어온다. ‘사진도 찍고 랩도 하는 나는 빽가요/죽다가 다시 살아난 오 나름 코요태….’ 빽가의 랩 중엔 ‘나도 연예인인데 자꾸 비의 친구래’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가 최근 한 토크쇼에 출연해 여러 이야기를 했으나 모두 편집되고 ‘가수 비와 친하다’는 대목만 남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코요태의 1집 앨범 ‘코요태(高麗太)’가 나온 때가 1998년이다. 13년째 깨지지 않고 활동하는 ‘중견’ 가수 그룹 코요태는 가요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혼성그룹이다. 신지는 “우리보다 먼저 데뷔해 현역으로 활동하는 그룹은 DJ DOC와 신화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작곡가들이 남성과 여성이 듀엣으로 화음을 넣는 게 아니라 한 곡을 부분적으로 나눠 부르는 곡은 음역대를 맞추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래도 이제껏 사랑받았던 걸 보면 분명 우리 노래가 주는 힘이 있지 않았을까요.”
“다사다난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았다”고 과거를 돌아보는 코요태는 “앞으로 우리보다 힘든 일을 겪은 분들께 감히 희망가를 들려드린다는 생각으로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두 문장 이상 진지한 말을 하지 못한다는 김종민이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생을 살면서 짬짬이 3분 정도는 즐길 수 있었으면 해요. 말 그대로 ‘굿굿타임’을 보낼 수 있도록….”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