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지표 암울 실업률 급등… 세계경제 회복에 걸림돌각국 증권시장 일제히 급락
○ 미국 경기둔화 심화
미국 경기둔화 신호는 이미 1분기부터 나오고 있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인 1.9%에 턱없이 못 미치는 0.4%에 그친 데 이어 2분기에도 1.3%에 그쳐 시장 기대치인 1.8%를 훨씬 밑돌았다. 여기에 1일 발표된 ISM의 7월 제조업지수는 50.9로 나와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3월 8.8%까지 줄었던 실업률이 6월에 다시 9.2%로 높아지는 등 고용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3분기에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이 때문에 일제히 미국의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성장률을 3.3%에서 2.5%로, JP모건은 3%에서 2.5%로 조정했다.
이 여파로 글로벌 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2일 한국 코스피가 51.04포인트(2.35%) 급락한 2,121.27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21%, 대만 자취안지수가 1.3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91% 등으로 동반 하락했다. 유럽에서도 2일 독일, 프랑스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했다.
○ “더블딥까지 가지는 않을 것”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에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지만 그 폭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돈을 풀 만큼 푼 상황에서 3차 양적완화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선을 앞둔 미국 의회에서 경제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든 한국 증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가 불안해질수록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높아져 외국인투자가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6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소비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아 경기가 나쁘고, 한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쁜 상태”라며 “미국 경기가 계속 위축되면 한국 기업의 실적도 지지부진해질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