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孫丑(공손추)·하’ 제1장에서 맹자는 한 국가가 존속하고 발전하려면 天時와 地利와 人和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하되 그 가운데 人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혹은 맹자는 전쟁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기상 조건이 전투에 유리하다 해도 지리상으로 형세가 유리한 것보다 못하고 지리상으로 형세가 유리하다 해도 사람들이 단결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고 볼 수도 있다.
天時는 天地自然(천지자연)의 狀態(상태)와 變化(변화)를 말한다. 즉 四季(사계), 晴雨(청우), 寒暑(한서), 風水(풍수), 晝夜(주야), 方角(방각·별자리 위치에 대응하는 지상의 위치) 등을 가리킨다. 또 天文五行說(천문오행설)에서 말하는 천상의 여러 요건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다. 地利는, 주희에 따르면 險阻(험조·험하고 막힘)와 城池(성지)의 견고함을 가리킨다. 곧 적이 공격하기 어려운 지형상의 조건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적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축조한 성과 해자 등도 아우르는 말이다. 한편 人和는 위정자가 백성들의 조화된 마음을 얻는 것을 가리킨다.
A不如B는 A는 B만 못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비교의 구문이다. 따라서 天時不如地利는 天時가 地利만 못하다는 뜻이 된다. 앞 문장 마지막에 사용된 地利가 다음 문장에서는 주어가 되어 地利不如人和라고 했다. 이 표현법을 連鎖法(연쇄법)이라고 한다. 앞의 끝말을 다음 문장의 처음에 두어 쇠사슬 잇듯이 엮어 나가 설득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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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