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주민에게 들어보니
마을을 삼킬 듯 제방을 넘실대는 세찬 강물, 홍수 경고방송, 삽을 손에 쥔 채 물에 잠긴 논둑을 오가며 발만 동동거리는 농민….
장마가 닥치면 전국적으로 매년 되풀이됐던 모습을 올여름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길고도 쏟아 붓는 듯한 장마 폭우에도 불구하고 4대강 주변에선 이렇다 할 홍수 피해가 많지 않았다. 4대강 주변 주민들은 대부분 “오랜만에 발을 뻗고 잠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천에서는 새로운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 농경지도 둔치도 멀쩡
충남 연기군 동면 합강2구 채용운 이장(59)도 “합강리는 미호천과 금강의 합류 지점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비가 많이 오면 두 하천에서 밀려드는 물로 농경지 침수가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농경지를 뒤덮었을 것 같은 폭우에도 아무 피해가 없었다”며 “금강 살리기 사업이 홍수에 큰 위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함안보에서 상류로 4km가량 떨어진 경남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 아랫마을은 최근 마을이름을 ‘강마을’로 바꿨다. 낙동강 옆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 4대강 사업 이전까지 상습침수 피해를 입었고 갈수기엔 농업용수가 부족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따른 강바닥 준설로 농지 침수 피해가 사라졌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웬만한 비에 침수됐던 전남 나주시 다시면은 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수심이 2m에서 5m로 깊어지고, 강폭이 120m에서 450m로 넓어져 피해를 막았다.
○ 지천 쪽에서는 피해 주장도
충남 청양군 목면 화양리 금강 지천인 치성천에서는 가마교 교각의 세굴(洗掘·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현상) 논란이 일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금강 본류 준설로 지천 유속이 빨라지면서 교각에 세굴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