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가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방송캡처
그녀의 손에서 한국동계스포츠의 역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다.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다리 역할을 했다.
7일 오전 0시 18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23차 IOC총회.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국으로 “평창”을 외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강심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한 번 쏟아진 눈물은 발표장을 나올 때까지 좀처럼 그칠 줄 몰랐다.
여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혹시 나 한 사람으로 인해 잘못될까 부담이 많았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김연아의 우려와 달리, 평창이 63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던 데에는 그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며 딱딱하게 얼어붙은 IOC위원들의 마음을 녹였다. 특히 피겨전용경기장 하나 없는 척박한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때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비단 한국 뿐 아니라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에서 자신처럼 꿈을 키우는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싶다는 말은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물론 김연아는 “내가 한 일은 없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평창을 위해 토대를 닦아놓은 위에 나는 아주 조금의 보탬이 됐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마무리 하자마자 평창의 얼굴이 되어 스위스 로잔, 토고 로메, 그리고 남아공 더반으로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은 열정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외신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그 관심은 결국 평창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IOC위원 중에서는 대놓고 김연아의 팬을 자청하며 평창에 힘을 실어주는 이들도 있었다.
더반(남아프리카공화국)|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