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기 정기예금… 파격적인 4.5% 금리유동성 확보엔 도움… 이자줄땐 부담될수도
오릭스저축은행은 5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연 4.5%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이자율이 4% 초중반인 것에 비춰 보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오릭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어렵고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돈을 굴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존 저축은행 고객들을 위해 단기 상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신라저축은행도 13일 13개월 만기 연 5.5%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특판상품을 내놨다. 솔로몬, 현대스위스 등 대형 저축은행들도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만기는 1, 2개월 늘리는 대신 금리는 1∼2%포인트까지 높인 상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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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상품을 내놓으며 ‘창립 ○○주년’ ‘고객 감사’ 등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속으론 9월 연간 실적 공시를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객들의 예금이 늘어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저축은행들은 예년에는 9월 공시를 앞두고 건전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6∼8월경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증자와 유동성 확보에 나섰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의 후순위채 발행요건 강화 방침과 악화된 국민 여론 등으로 올해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제 후순위채 발행은 꿈도 못 꿀 상황”이라며 “대주주 증자 외에도 예금 확보, 부실채권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 ‘예수금의 20%까지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라’고 전달하는 등 공시를 앞두고 저축은행 단속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의 금리 인상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쟁력 강화 차원일 것”이라면서도 “저축은행의 예금이 늘어나면 당장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나중에 높은 이자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양날의 칼’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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